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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
날짜
 
2021-04-13 10: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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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매매 단속에 4층 투신 태국女…인신매매 피해자였다


불법 성매매 단속을 위해 경찰이 출동하자 4층 높이에서 뛰어내린 피해자가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에이전시에 여권 등을 빼앗긴 채로 성착취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2월8일 오전 0시쯤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사건 현장인 오피스텔로 출동했다. 당시 내부에 있던 피해자는 4층 높이 창문에서 뛰어내려 온몸에 골절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돼 입원 치료를 받게 됐다.

이후 관할서 수사관은 당일 오전 11시7분부터 12시55분까지 피해자가 입원 중인 6인실 병실을 찾아가 미등록 체류 및 성매매 혐의로 피의자 신문을 약 1시간30분간 진행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와 함께 병실을 쓰던 환자를 포함한 6명이 피해자가 성매매 여성임을 알게 됐다.

인권위는 “경찰이 부상을 당해 육체적·정신적으로 피폐해 있던 피해자를 상대로 다수가 있는 입원실에서 무리하게 피의자 신문하고 신뢰관계인의 동석, 영사기관원 접견·교통에 대한 권리고지 절차도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권위 조사 결과 해당 여성은 성매매 일을 하는 동안 에이전시에 여권 등을 빼앗긴 채 일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여성은 한국 나이로 19살 때인 2018년 8월27일 한국에 처음 입국해 2018년 11월24일자로 90일 단기 체류 자격이 만료된 미등록 이주민이다. 그는 에이전시에 소개비 500만원을 내고 월급 150만원에 10% 경비를 제하는 조건으로 마사지 업소에서 2주간 일했다. 그러나 “마사지만 해서는 소개비용을 다 갚고 태국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송금하는 것이 어렵다”는 권유를 받고 성매매 일을 하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피해자가 조사 중에 인신매매 피해자임을 주장한 사실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피해자는 경찰 조사 후 시민단체와 면담을 가진 뒤에야 자신이 ‘에이전시의 기망으로 국내 입국한 뒤 성매매를 했고, 자신의 여권과 태국주민등록증을 에이전시가 관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 인권위는 이와 관련해 “경찰청장에게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조치 절차를 마련하고 일선 경찰이 인신매매 피해자를 식별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교육하라”고 했다.

또 인권위는 경찰이 이주 여성 등을 수사할 때 신뢰관계인에 연락하고 유관단체의 조력을 받을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이주여성인 피해자는 한국 사법제도에 대한 접근성이 낮으며 인신매매에 따른 성 착취 피해에 쉽게 노출될 위험이 큰 집단에 속하므로 조사를 강행하기 전에 유엔의 인신매매방지의정서에 따라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조치가 선행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다만 지금까지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 절차에 관한 구속력 있는 제도가 법률에 반영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이 부분 진정은 경찰 개인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경찰청장이 관련 규정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보도일자: 2021.04.12
출 처: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