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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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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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9 13: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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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기 이전, 서울 강남의 한 퇴폐이발소 밀실에서 윤락행위를 하던 면도사와 손님이 경찰에 단속되고 있다.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과 성매매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된 지 두 달째를 넘기면서 성매매집결지는 된서리를 맞고 있지만 유사 성매매업소는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본지 특별취재팀은 규모 면에서 집창촌의 수백 배에 이른다는 유사 성매매업소 일부에 잠입, 취재했다.

지난 19일 저녁 11시경, 본지 특별취재팀은 신촌의 한 스포츠마사지 업소에 들어갔다. 회사원으로 보이는 두 남자의 뒤를 바짝 따라 들어선 이 업소에는 6개의 방이 있었는데 이미 방이 다 찬 모양인지 서너 명의 남자들이 카운터 옆 의자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카드가 16만원이면 현금은 좀 싸야 되는 거 아니야?”

앞서 들어간 두 남자 중 한 남자가 카운터에 앉아 있던 40대 중반 가량의 여자와 가격을 놓고 약간의 언쟁을 벌였다. 그 사이 머리에 물기가 있는 젊은 여성들이 복도를 오갔다. 신체가 노출된 야한 옷차림이었다.

취재팀은 남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것을 핑계로 계산부터 하라는 중년 여성의 요구를 거부하고 대기하고 있는 남자들 틈에 앉았다. 대기석에는 4명의 남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취재팀에 앞서 들어온 남자들은 20대 후반쯤의 회사 동료로 보였고, 다른 두 남자는 30대 초반과 40대 정도였는데 따로 온 모양이었다.

‘ㄷ’자 형태의 복도를 따라 자리잡고 있는 방안에서는 물 떨어지는 소리가 나기도 했고, 안마하는 소리가 새어나오기도 했다. 물소리가 그치고 나면 방 창문으로 비치는 조명이 흐려졌다.

“한 달 동안 문 닫고 쉬었어요. 그냥 임대료만 내는 게 났지 잘못 걸리면 큰 일이잖아요.”

카운터의 중년여성은 지난 9월 23일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뒤 한 달 가량 영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속이 무서워서 오랜만에 왔다고 맞장구를 치자 중년여성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특별법이 발효된 뒤 며칠 동안 문을 열어놓고 눈치를 봤는데 거의 매일 단속을 나와 할 수 없이 문을 닫았다고 했다.

중년여성은 지금은 괜찮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어떻게 보장하느냐는 질문에 “걸리면 아저씨들보다 우리가 더 큰 일인데 거짓말하겠냐”며 “벌거벗고 있어도 그건(성관계) 하지 않았다고 우기면 그만이다”라고 말했다. 이 여성은 또 “다 손 써놓고 있으니 걱정 말라”는 의미심장한 말로 안심시키기도 했다.

성매매특별법 이후 한달 간 유사 성매매업소에 대해서도 강력한 단속이 이뤄졌지만 10월 말부터는 단속이 뜸해졌고, 부근의 동종업소와 이들 업소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의 안마시술소 등 유사 성매매업소들은 과거처럼 버젓이 영업을 재개하고 있었다. 업소 관계자들은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하소연을 했지만 여전히 불이 꺼지지 않은 채 영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스포츠마사지 업소에서는 안마, ‘보디 마사지’와 함께 실제로 성행위까지 이뤄지는데 특별법 이후에도 이 같은 영업 형태는 달라진 게 없다. 안마시술소는 맹인안마사의 안마 외에도 손님이 원할 경우 성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자정이 가까워진 시간 취재팀은 부근 단란주점에 들어섰다. 이 단란주점은 6층짜리 건물의 2층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위에는 모든 층이 모텔이었다. 맥주 몇 병과 안주를 시키고 나자 접대부 2명이 웨이터와 함께 룸으로 들어섰다.

접대부들의 요구대로 국산양주까지 시키고 나서 2차도 나갈 수 있냐고 묻자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성매매특별법 이후 특별단속 기간에도 이 단란주점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게 한 여성의 얘기였다. 이 업소의 여성들은 한 건물에 있는 여관에서 2차를 하고 있었다. 단속에 걸릴 수도 있지 않느냐는 말에 “연애하러 왔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냐”며 “이름이나 잘 기억해두면 된다”고 말했다. 특별법 시행 이후 업주가 여러 가지 주문을 하는 등 긴장을 하고 있지만 업소가 아닌 모텔에서 관계를 맺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이 이 여성의 얘기였다.

지난 20일 저녁, 장안동의 유사 성매매업소들도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들 업소는 커튼이 쳐진 칸막이로 된 작은 방에서 형식적인 안마를 하다가 건물 한쪽에 있는 비밀문을 통해 샤워실과 침대 등이 갖춰진 방으로 옮겨 성행위까지 갖는다.

이곳의 업소들은 ‘남성전용 휴게텔’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데 과거 퇴폐 이발소에서 진화를 해 스포츠마사지 업소와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차이라면 여성들의 외모와 나이 대가 다를 뿐이다.

장안동의 한 휴게텔 업소 관계자는 “금요일 밤에는 보통 한 아가씨가 10∼15명까지 손님을 받는다”며 “경찰이 단속하면 이곳 상권은 모두 망할 것”이라는 등 여성 인권은 고려하지 않는 현실론을 되풀이했다.

이곳에서 만난 40대의 한 남자는 성매매특별법 때문에 주위 시선을 피해가며 드나들게 되었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자신의 경험상 곧 흐지부지될 거라고 확신했다. 정부의 의지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이 남자는 “여자(휴게텔 종사원)들이 대통령을 잘못 뽑아서 먹고 살길이 막힌다고 불만을 터뜨린다”면서 “오죽하면 그 여자들(집창촌 여성들)이 대낮에 거리에 나섰겠냐”고 동정하기까지 했다.

취재 중 만난 또 다른 30대 남성은 “우연히 피부관리와 스포츠마사지를 해준다고 간판을 내건 ‘대딸방’(여대생이 손으로 남성의 자위를 해주는 업소)을 알게 된 뒤 서너 번 간 적이 있다”며 “그곳 여주인이 성매매특별법 단속과 상관없다고 해 걱정 없이 다녔다”고 털어놓았다. ‘핸드 잡’이나 ‘오럴 섹스’ 같은 유사 성행위도 특별법상에서 범죄라고 알려주자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인 그는 “성매매 특별법 때문에 그전보다 죄책감이 더 생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취재결과,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뒤 유사 성매매업소를 찾던 남성들의 발길이 줄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시행 두 달을 넘기면서 다시 서서히 과거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일본 관광객을 상대하던 강남 일대의 요정들도 다시 영업을 재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매매는 현실론을 핑계로 집창촌 대신 유사성매매업소에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집창촌이 된서리를 맞고 있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에 지나지 않는다. 당국이 유사 성매매업소에 대한 단속을 꾸준하게 실시하고 탈성매매를 유도할 정책을 장기적 대책으로 내놓아야 성매매는 멸종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