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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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9 13: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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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결근'백만원' ,몸무게 1kg 늘면 '2만원'

여름철 냉장고에서 얼음을 빼먹는 경우 개당 2만원, 불시에 몸무게 재서 기준보다 불어나면 1㎏에 2만원….

‘성매매특별법’ 시행 뒤 머리띠를 매고 거리로 나선 성매매업소 업주들과 성매매 여성들은 생존권 보장 요구와 함께 한사코 업주에 의한 강제적 성매매나 선불금·벌금 따위는 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는 착취에 의한 성매매 여성 인권침해는 없으니, 직업의 자유를 보장해달라는 거였다.

그러나 경찰청 여성청소년과가 15일 밝힌 ‘성매매 여성 부당벌금 항목’이라는 자료를 보면, 여성들에 대한 업주들의 착취가 얼마나 집요하고 악랄하며, 치졸하기까지한지가 잘 드러나 있다.

특히, 이 자료는 지난 6월 경찰청의 성매매 여성 상담전화인 ‘117긴급지원센터’ 개소 뒤 최근까지의 상담 내용을 토대로 한 것이어서, 성매매 여성에 대한 착취와 인권침해가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자료는 경찰청이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여성정책포럼에 배포한 ‘성매매특별법 관련 경찰 조치 및 향후 계획’에 덧붙여졌다.

이 자료에서 드러난 가장 일반적인 ’부당벌금’의 사례는 결근비와 지각비다.

하루 결근비는 업소에 따라 15만~60만원이었고, 지각비는 다방의 경우 5만원, 유흥주점은 시간당 2만원 또는 10분당 1만원이었다.

◆하루 결근비 최고 100만원도
경찰관계자는 하루 결근비가 파주 용주골의 경우 100만원에 이르기도 한다고 밝혔다. 성매매 여성들이 생리나 몸살, 심지어 손님한테 얻어맞아 출근하지 못하거나 업주와 함께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신 뒤 출근에 늦은 경우에도 결근비와 지각비가 부과됐다.

그나마 결근비나 지각비는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나름대로 많이 알려진 내용인 데 견줘, 경찰청 자료에는 생소한 벌금 항목들도 여럿 눈에 띈다.

여름에 손님용으로 얼려놓은 얼음을 빼먹으면 개당 2만원의 벌금을 매기거나, 불시에 몸무게를 재서 ‘적정 몸무게’를 넘으면 1㎏에 2만원을 뜯어가는 경우는 그나마 일부 안마시술소 쪽에서 나타나는 드문 사례라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성매매 거부땐 술값도 물어야

이른바 티켓다방이나 유흥주점 종사 여성들은 출근 전에 머리를 다듬지 않거나 목욕을 하지 않은 경우 벌금 5만원을 물리는 경우도 보편적이다. 유흥주점 여성이 성매매를 거부하면 손님 술값을 모두 성매매 여성들이 물도록 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성매매 여성들한테서 받아내는 방값을 보면 성매매 업소들이 여성의 몸을 매개로 돈을 벌 뿐 아니라, 여성들을 상대로 직접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자료를 보면, 집결지 여성들은 월 50만원의 방값을 내고 있다. 그러나 파주 용주골 등 많은 곳에서는 월 80만원이나 100만원을 받고 있었다.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의 한 남자경찰관은 “업주들은 손님한테서 10만원을 받아 여성에게 2만원만 주고 8만원을 가로채면서, 성매매가 이뤄지는 공간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다시 주변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비싼 방값까지 뜯어내고 있다”며 “심지어 손님에게 제공하는 음료 값을 원가보다 훨씬 비싸게 여성들에게 받아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업주들은 이런 식으로 여성을 통해서 돈을 벌고 여성을 상대로 직접 돈을 버는 방법으로 성매매 여성에게서 뜯어갈 수 있는 모든 것을 빠짐없이 뜯어간다”며 “이런 식으로 벌금이 쌓여 빚이 한 곳에서만 4천만원, 몇 곳을 합쳐 8천만원에 이른 여성도 있었다”고 전했다.

117긴급지원센터는 지난 6월3일 개소된 뒤 지금까지 성매매 여성 피해자들을 상대로 900건이 조금 넘는 상담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