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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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31 11: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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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집 "너희는 봄을 사지만 우리는 겨울을 판다" 온라인 판매 안내

성매매여성의 육성이 담긴 책
<너희는 봄을 사지만 우리는 겨울을 판다>
쉼터거주여성 10인 집필｜‘살림’ 엮음
신국판｜반양장｜205쪽｜10,000원

담당: 변정희 010 7926 1012 survivors@hanmail.net

나는 사람일까? 아니면 동물일까?
아니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런 어떤 것일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그 때의 나는
어떤 의미도 없는 그런 것에 불과한 거 같다.
형상은 인간이지만 인간으로서 가져야 하는
그 어떤 것도 가지지 못한 인간...
_ 재수, 「난 단지 여자일 뿐이다」중에서

언니들,망각의 기억을 떠올려 한 자 한 자 적어 나가다

『너희는 봄을 사지만 우리는 겨울을 판다』는 성매매피해여성지원센터 ‘살림’의 쉼터에서 거주하는 여성 10인의 수기와 인터뷰 등을 엮은 책입니다. 2006년 한국여성기금 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2005년 3월부터 7월까지 총 16회의 글쓰기치료 프로그램을 거쳐 여성들의 글이 완성되었습니다.

여성들에게 성매매경험과 공간은 ‘떠올리기 싫은 기억’, ‘정육점 불빛처럼 붉었던 조명불빛만 떠오르는 곳’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성매매경험은 떠올리면 아프고 따갑기만 한 기억이기에 여성들은 ‘망각’이라는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끔찍한 과거를 이겨낼 힘을 여성들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글쓰기치료 과정을 통해 여성들이 과거의 경험을 재구성하고, 글로써 타인과 소통해 가는 치유의 경험을 가지도록 했습니다. 여기에 용감한 여성 10인이 함께 해 주었습니다.

세상이 모르는 여자들의 이야기

총 16회의 글쓰기치료 과정 중에서, 언니들은 많이 울고, 많이 웃었습니다. 성매매 공간에서의 아픈 기억, 가족과의 상처, 이루지 못한 꿈 등을 이야기하며 많이 울었고, 그 상처를 나누며 힘을 주고받는 우리를 보고 웃었습니다. 성매매여성 상담을 하는 우리지만, 여성들이 써낸 글을 보고는 너무 아파서 단숨에 읽어 내려가기가 힘들었습니다. ‘휴~’몇 번이고 큰 숨을 돌리고 나서야 글을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여성들의 꿈과 상처와 삶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글들이 세상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잘 안다고 생각하는 성매매여성, 그러나 우리가 결코 몰랐던 그녀들의 이야기를 읽고, 글로써 타인이 되어보는 경험을 해 보았으면 합니다. 내가 그 입장이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가늠해보고, 상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 공간을 살아낸 힘

우리는 또한 이 책에서 여성들이 ‘그 공간을 살아낸 힘’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여성들이 손으로 써내려간 수기 외에도 글에서 다 못 풀어낸 이야기를 담아낸 인터뷰, 작은 글 등을 통해 그 공간을 살아낼 수 있었던 힘과 용기, 그리고 꿈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이 책은 성매매여성의 육성을 통해 여성들의 경험과 상처, 용기와 꿈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제공할 것입니다.

성매매방지법이 제정, 시행된 후부터 우리사회에서는 성매매가 일부 활동가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화제꺼리로 떠올랐다. 그러나 성매매의 특성상 성매매현장의 이야기는 일반인들과 동떨어져 있다. 성매매여성들이 자신의 언어로 경험을 드러낼 수 있는 장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성매매는 그 공간을 사는 여성들에게는 지속적인 폭력이자 ‘일상’인데, 일반인들이 이런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다보니 성매매문제를 쉽게 여성들의 탓으로 돌리기도 하고 여성들이 재빨리 탈성매매하지 못하는 것을 납득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우리는 이 책이 일반인들을 만나, 많은 사람들이 성매매여성들의 육성을 듣고, 글로써 ‘타인되기’의 체험을 해 보았으면 한다. 내가 그 입장이었으면, 내가 그 공간에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어떻게 그 상황을 이겨냈을까 가늠해보고, 상상해 보았으면 한다.

_ ‘여는 글’ 중에서

본문 중에서

글쓰기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중심에 둔 것은 어쨌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었다. 첫시간부터 글쓰기는 훈련이니 훈련방법 가운데 하나인 '1분 글쓰기’를 했는데, 여기서 내가 놀란 것은 다름이 아닌 그들의 솔직한 표현들이었다. 쓴 글을 발표하는데 바로 감정이입되어 눈물 흘리고, 공감하는 데서 이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에 감사했다. 내가 만났던 무수한 사람들 가운데 이들만큼 공감능력이 뛰어난 분들은 드물었다. 그래서 만나는 순간순간이 너무 소중하고 즐거웠으며 가슴 아팠다.
_ ‘글쓰기치유 프로그램 진행 후기’ 중에서 (195쪽)

열심히 일을 했다. 2004년 8월달, 다시 죽자고 생각했다. 팔에 피가 흘렀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하늘로 간다고 생각했는데, 청소 이모가 알고 다시 119차를 불러서 병원에 갔다. 정말 싫었다. 그래서 일주일 뒤에 다시 일을 했다. 그리고 9월이 됐다. 정말 남자들이 싫었다. 다 싫었다. 남자도, 가족들도, 우리나라 사람들도, 그리고 돈도 다 싫었다. 나 자신도 싫었다. 성매매법이 생겼다. 하지만 나는 다 싫었다. 10월달, 나는 미칠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나의 팔에 칼을 댔다. 술 먹고, 죽고 싶어서 칼로 하나, 둘, 셋, 그리고 하나 하나... 기분이 좋았다. 나 이 세상을 살아 오면서 많이 행복했고, 많이 아팠고, 그리고 쓸쓸하고 눈물이 흐르고, 미친 짓도 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여관발이, 다방, 룸싸롱, 술3종 그리고 완월동. 정말로 너무 싫었다.
_ ‘쓰레기통에서 피어난 장미’ 중에서 (123쪽)

손님을 보내고 검진소에 가서 검진을 받고 사랑니 때문에 남자사장과 밖에 있는 치과에 갔다. 치과 근처에 쌀집이 있었는데, 남자 사장은 쌀집 사장과 친해서 쌀집에 들러 커피를 한 잔 마시고 간다는 것이었다. 나를 보고 혼자 들어가라고 했고, 나는 이 때다 싶어 잽싸게 뛰었다. 이상하게 그 날따라 유난히도 택시가 잡히지 않았다. 결국 택시를 잡아타고 차 안에서 어디를 가야할지 몰라 한참을 생각한 후 마침 생각나는 곳이 부산역. 기사 아저씨에게 부산역으로 가자고 했고, (…) 여관에서 3-40분 정도 숨을 돌리고 가지고 있던 ‘살림’명함을 보고 전화를 했다. 나의 담당 선생님이 전화를 받았다. 도망쳐서 부산역 근처 여관에 있다고, 도와달라고 울부짖었다.
_ ‘나는 꽃피울 수 있다’ 중에서 (81쪽)

예전엔 먼 거리도 택시를 이용했는데, 지금은 땀냄새 풀풀 풍기는 버스를 탄다. 노인분들이 타시면 자는 척 한 번 해보고 자리를 비켜 드리고, 슈퍼를 갈 때도 화장을 하고 갔던 내가 요즘엔 아침마다 썬크림 하나만 바르고 학원에 간다. 지금은 대입자격 검정고시 시험을 준비중이다. 합격을 하게 되면 대학교도 가고 싶다. 나는 지금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 내가 일을 했던 게 늦은 저녁이었나? 만약 그렇다면 지금은 새벽인가 보다. 곧 아침이 찾아오면 나는 업소에서 일하는 아가씨가 아닌, ○○○이라는 이름으로 새단장을 하고서 더 나은 오늘과 더 나은 내일을 생각할 것이다.
_ ‘이제는 나도 웃는다’ 중에서 (48쪽)

차례

여는 글_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
글쓰기치유 프로그램_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수다_ “어떤 책을 만들고 싶어?”
그 곳을 살아낸 힘Ⅰ_ 이제는 나도 웃을 수 있다
화려한 외출
나는 꽃피울 수 있다
언제는 제가 눈에 보이긴 했었나요
난 삶이 두렵지 않아
수다_ ‘대한민국 헌법 제1조’영화 감상
그 곳을 살아낸 힘Ⅱ_ 쓰레기통에서 피어난 장미
후회로 남은 시간들
나는?!
세상에 믿을 사람 없다
난 단지 여자일 뿐이다
글쓰기치유 프로그램 진행 후기_ 또다른 문
성매매 관련 용어 해설
수기만화_ 당신은 눈물겨울만큼 자유로운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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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격: 10,000원
(우편으로 주문시 착불: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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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업은 2005년 한국여성기금 지원사업입니다.

<이 글은 성매매피해상담소 '살림' 에서 퍼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