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2011.04.15

“에휴~ 말도 마세요. 아침에 청소하러 오피스텔 안에 들어가면 이 방 저 방 쓰레기통마다 콘돔이 수두룩하게 나와요. 이상한 약병에다가 주사기도 나오던데….”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지하철 2호선 강남역 부근의 한 오피스텔에서 만난 건물 환경미화원은 “오피스텔 내에 성매매업소가 있는 것도 아닌데 쓰다 버린 콘돔이 하루에도 수십개씩 쏟아져 나온다”고 말했다.

이 미화원은 “요즘에는 엄지손가락 만한 앰풀(작은 약병)과 주사기도 자주 발견되고 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6년. 영등포역 일대 등 마지막 남은 집창촌마저 경찰의 단속 등으로 쇠락의 기로에 서 있는 가운데 접근성이 좋고 은밀한 성매매가 가능한 서울시내 오피스텔이 성매매의 온상이 되고 있다.

특히 강남 일대 오피스텔에서는 성매매뿐만 아니라 마약 투입에 사용되는 각종 도구들이 무더기로 발견돼 관할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강남의 한 오피스텔 쓰레기 처리장을 직접 확인한 결과 흰색 비닐봉투 안에는 돌돌 말린 채 쌓인 10여개의 검정 비닐봉지가 있었으며 그 안에는 이미 사용한 콘돔 20여개와 일회용 주사기 2개, 약물을 담아두는 데 쓰이는 앰풀 4개 등 성매매와 마약 투약에 쓰이는 각종 도구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습득한 앰풀병 등을 확인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진통제 등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은 아닌 것 같다”며 “오피스텔 안에서 불법적으로 의료 행위를 하고 있거나 아니면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