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11.04.30

청소년 가출문제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일반적으로 며칠을 밖에서 떠돌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형태가 아니라 가출한 청소년들끼리 ‘가족’을 이루어 생활하는 ‘가출팸’(가출 패밀리의 줄임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11 청소년 가출문제와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의 서보람 연구원은 2002년 2월에 이미 인터넷에서 가출팸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출청소년의 꾸준한 증가와 채팅·인터넷카페 등의 발달로 10여 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가출형태로 가출팸이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각종 언론을 통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일반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가출팸을 입력하면 관련된 카페나 가출팸 모집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가출팸’이란 가출한 청소년들이 친구소개나 인터넷을 통해 4~5명이 만나 가족을 이루고 사는 형태를 말한다. 현재 쉼터에 있는 청소년들 중 가출팸을 경험한 경우를 조사한 결과, 가장 큰 이유는 ‘외로움을 덜기 위해’가 꼽혔고 2위는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나왔다. 혼자서 생활하면 위험하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 한다는 응답도 12.6%로 3위였다.

이들이 생활하는 곳은 모텔이나 원룸, 고시원 등이다. 구성원들은 그 안에서 아빠, 엄마, 삼촌, 동생 등을 뽑고 각각 역할을 분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가출청소년은 ‘문제아’로 인식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을 ‘피해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회여성가족위원회 최영희 위원장은 여성가족부의 2010년 실태조사 결과 청소년의 13.7%가 가출을 경험했으며 그 주요 원인은 가족해체·폭행과 같은 가정 내 불화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탈출’하는 청소년들은 쉽게 며칠 후에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다.

서보람 연구원 역시 청소년 가출원인의 64%가 가족으로 파악된다며 집에서 ‘쫓겨난’ 아이들이 유해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안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자구책을 찾은 방법이 ‘가출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 폐해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적극적인 대안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출팸을 경험한 청소년들은 조사에서 가출팸 생활의 어려운 점으로 ‘집에 돌아가기를 원해도 가출팸이 가지 못하게 한다’ ‘성폭행·신체적 폭행 등 피해를 당한다’ ‘절도·성매매 등의 비행을 다른 가출팸이 강요한다’ 등의 응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