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뉴스 2011.04.20

어느 업계에서나 ‘권력자’라고 불리는 힘 있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들은 외부에 잘 노출돼 있지 않고 그 실체도 알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 존재만큼은 알 만한 사람은 안다. 특히 성매매 시장에서의 권력자들은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 갖은 고생 끝에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이 적지 않다. 이들은 재력으로 경찰은 물론 관계까지 매수해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놓는 탁월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합법적으로 접근한다. 자신을 성매매 업자라고 소개하면 만나줄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로 어울려 술을 마시고 룸살롱을 다니면서 서서히 그들에게 ‘쥐약’(뇌물)을 먹인다. 그런 다음에 그들을 단단히 자신의 편으로 묶어놓고 ‘내가 죽으면 너도 죽는다’는 식으로 협박하고 결국에는 상대방이 자신을 돕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들 성매매 시장에서의 권력자들의 실체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몇 가지의 단서와 업계의 증언을 통하면 그들의 실체를 그려보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성매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밤의 황제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유흥정보사이트' 헤이맨라이프(www.heymanlife.com)의 협조를 받아 취재했다.

성매매 시장의 권력자들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비교적 간단하다. 모든 업소의 주인을 다 ‘바지사장’ 명의로 해놓기 때문이다. 이들 바지사장들은 이 업계가 얼마나 냉혹하고 비열한지를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이라 함부로 배신하지 못한다. 만약 배신을 할 경우 자신에게 닥칠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업소와 관련해 법적으로 문제가 생겨도 자신이 책임을 지고 실제 주인, 즉 권력자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로 입을 열지 않는다. 그렇게 해야만 자신이 살아남기 때문이다.

사실 성매매 운영의 경우 법적으로 문제가 돼 유죄판결을 받아도 아주 가혹한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초범일 경우에는 더욱 그러한 경향이 있다. 게다가 대부분 조직폭력배들과 연관돼있기 때문에 설사 감옥에 들어가더라도 배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심하게 고생도 하지 않는다. 따라서 바지사장들은 ‘걸려도 본전이다’는 생각으로 명의를 빌려주며, 구속이 돼도 끝까지 입을 다문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의 먹고 사는 생존의 방법이기도 하다. 관리를 제대로 하고, 보고만 정확하게 하면 최소한 이 업계에서 살아남아 또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 바지사장들이 있기에 성매매의 권력자들도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대외적인 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상당수의 권력자들은 대개 겉으로는 합법적인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괜찮은 회사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돈은 거의 못 벌지만 어차피 그런 건 상관이 없다. 돈을 벌기 위해서 차린 회사가 아니라 자신의 신분을 만들기 위해서 차린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권력자 중 상당수에게는 화류계의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일을 해본 경험이 있다. 가진 것도 없었고 배경도 없었던 그들은 오로지 눈치를 통해 이 세계의 생리를 파악하고 나름 열심히 일하면서 자신의 기반을 닦아왔다.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성매매를 통해서 돈을 벌어왔다. 적지 않은 이들이 호객꾼에서부터 시작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일명 ‘삐끼’로 불리는 호객꾼들은 자신들이 모셔온 손님들이 낸 술값에 따라서 수입이 결정된다. 오로지 ‘말빨’과 ‘구라’만 있으면 빈털터리라도 일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 다음 돈을 좀 벌면 작은 대딸방이나 집창촌의 한 곳에서 자신의 첫 사업을 시작해 순식간에 돈을 벌고, 그것으로 점점 자신의 무대를 넓혀온 것이 사실.

특히 그들은 어떻게 해야 업소녀들이 성매매 시장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지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또한 남자들에게 최대한의 성적 쾌락을 주는 방법을 잘 알고 있으며 그러한 방법을 통해서 성공적인 사업 운영을 해오기도 했다. 한 제보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그들은 웨이터, 호객꾼 등의 일을 하면서 이 사회를 배워기 시작하고, 그과정에서 사람들의 심리를 간파하는 법을 터득한다. 사실 길거리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을 술집으로 데려가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물론 그 남성들이 술에 취해서 판단력을 잃었다는 전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꼭 장점만이 되지는 않는다. 어쨌든 이렇게 바닥에서부터 일을 배운 그들은 점점 더 인간성을 상실해가며 괴물로 커가기 시작한다. 그렇지 않아도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어렵게 자란 그들은 결국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남들을 이기지 않으면 안된다는 이 바닥의 생리를 뼛속 깊이 체험하게 되고 그것을 자신의 인생관으로 삼게 된다. 결국 돈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성격도 그들의 과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어느 정도 돈 모은 후에는 대개 합법적인 사업체를 만들고 이를 통해 사회적 권력을 확대해 나간다. 성매매에서 돈을 버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그들은 늘 신분상승을 꿈꾸는데, 그것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기도 하다.

이들이 경찰이나 또다른 권력자들을 끌어들이는 방식은 매우 교묘하고 지능적이다. 자신의 실체를 숨긴 채 그들에게 접근해서 친분을 쌓고 뇌물을 주면서 연결고리를 튼튼하게 만든다. 특히 이들은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내는 데에는 탁월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성매매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한 제보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런 사람들은 사람을 만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다름 아닌 상대가 가진 약점이다. 상대가 돈이 필요한지, 여자를 원하는지, 아니면 명예를 원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낸 뒤에 그에 맞게 접근한다. 명예를 원하는 경우엔 또 다른 라인에 대한 청탁을 통해서 그들의 승진을 도와주고, 여자가 필요할 땐 우연을 가장해서라도 여자를 만나게 해주고, 그것으로 그들의 또 다른 정보를 빼내는 것은 물론 향후 지속적인 협조를 얻어낸다. 이런 것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자신의 있는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지만 나중엔 그것이 상대에게 약점으로 잡혀 코를 꿰이게 된다.”

결국 경찰을 자기편으로 만든 권력자들은 스스로 안하무인으로 변하게 된다. ‘○○경찰서에 내 돈 안 먹은 새끼 없다’는 등의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기도 하는데, 그말이 결코 허튼소리만은 아니라고 한다. 특히 그들의 ‘금권’은 실제 그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에 큰 힘이 된다. 경찰은 최대한 그들의 편의를 봐주게 되고 그들은 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사업을 도모해나간다.

특히 이들은 자신들의 배경을 활용해 끊임없이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10개가 넘는 룸살롱 혹은 대딸방을 한꺼번에 운영하는 업주도 있다. 차명으로 하는 업소까지 포함시키면 전국에 걸쳐 20여 개가 넘는 업소를 운영하는 이도 있다고 한다.

성매매업소의 권력자들은 아주 특별한 사건이 터져서 경찰도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잡아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언제까지나 수면 아래에서 유유자적한다. 물론 그 이면에는 막강한 자금과 그것으로 매수한 권력, 그리고 수많은 바지사장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