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여성들의 원정 성매매가 다시 한 번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한국과 정반대에 위치한 호주다. 취업 및 공부를 한다며 호주로 떠난 한국 여성 중 상당수가 현지에서 성매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현재 재외동포영사대사를 호주에 급파한 상태다. 하지만 호주로 출국하는 한국 여성들이 늘고 있고 현지의 성매매 조직이 주로 점조직 형태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적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초 호주에서는 끔찍한 소식이 들려왔다. 한 호주 남성이 성매매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여성을 구출하려다 중국인 갱에게 피살됐다는 소식이었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인 여성 A씨는 중국계 범죄조직과 연관된 국제인신매매단에 납치돼 호주로 넘어간 뒤 성매매에 나서야만 했다. 그러데 우연히 A씨를 만난 호주 남성 B씨는 그녀를 사랑하게 됐고, 자신의 가족들에게까지 소개시켜줬다. 이후 B씨는 A씨를 성매매조직에서 구출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홀로 그녀가 일하던 가게에 찾아가, 그녀를 빼내오려다 가게를 지키고 있던 중국인 갱단원에게 처참하게 살해된 것이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국내에서는 우리나라 여성이 국제적인 인신매매단의 표적이 됐다는 사실에 일차적으로 놀랬으며, 이런 여성들이 생각보다 많이 붙잡혀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감에 정부의 조속한 대책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14일 외교부에서는 주호주대사관 및 시드니 총영사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호주에서 활동 중인 성매매 종사자 2만 3000명 가운데 외국인 비율이 25%이며, 그 중 한국인이 16.9%인 10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부는 호주에서의 한국인 성매매가 심각하다는 인식 아래, 문하영 재외동포영사대사를 조사결과 발표 전날인 11월 13일 호주로 급파했다고 밝혔다. 
문 대사는 현재 호주로 넘어가 한·호주영사협의회에 참석해 대책마련에 나선 상황으로, 호주 외교부의 영사 담당 차관보 및 경찰 관계자 등을 만나 한국 여성의 매축과 관련된 인신매매와 불법 입국 등을 막기 위한 방안 협의에 들어갔다.

호주로 성매매
한국 여성들의 원정 성매매가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난 가장 큰 배경은 국내에서 성매매 행위가 불법으로 규정되고 단속이 강화된 탓이다. 또한 지난 몇 년간 국내 경제상황이 좋지 않았던 점과, 외국의 경우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무엇보다 호주의 경우 성매매 자체가 합법인 것은 물론, 한국의 경우 취업 및 관광 그리고 공부 등을 병행할 목적으로 받는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발급 받기 쉽다는 점 역시 원정 성매매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과련 지난 달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는 최경희 한나라당 의원이 “학생은 물론 직장인과 주부들까지 호주로 원정 성매매에 나서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실제 호주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에 대해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무제한 발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호주를 찾은 한국인 젊은이 수도 3만 5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에서는 워킹 홀리데이 제도를 악용한 국제적 범죄조직이, 현지에서 한국여성들을 납치하거나 불법적으로 모집해 성매매에 나서고 있을 것으로 추정 중이다.
한편 정부는 국내법 상 성매매 자체가 불법이므로 이를 위반한 명백한 증거를 찾을 경우 성매매 종사자를 한국으로 강제 소환할 계획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만의 문제 아냐
원정 성매매 문제는 비단 호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과 미국 캐나다 등에도 이와 비슷한 수법으로 성매매에 나서고 있는 여성들이 상당할 것으로 외교부는 추측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 여성들의 해외 원정 성매매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미국 내에서 성매매 혐의로 적발된 한국 여성 수가 지난 5년간 200여 명에 이르고 있는 것. 또한 이 가운데는 간호사 자격으로 입국해 성매매에 나섰다 절발된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인 일본의 경우 한국인 여성들의 원정 성매매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이와 관련 경찰청 외사국은 지난 8월부터 약 한 달간 해외 원정 성매매 집중단속을 실시해 그 결과를 10월 발표했는데, 적발된 225명의 성매매 종사자 중 60%가 일본에서 활동 중이였다.   
다수의 한국여성들이 일본으로 원정 성매매를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거리상 가깝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일본 역시 경제가 그렇게 좋은 상황이 아니지만 한국보다 물가가 비싸다는 점에서 단기간 목돈을 벌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성매매 여성들의 일본행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일본의 경우 비자가 3개월로 비교적 길다는 점이 원정 성매매가 늘어난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경찰에 일본 원정 성매매 알선업자 일당이 적발된 사례에서 드러났듯 이렇게 일본으로 건너간 여성들 대부분이 화대의 대부분을 알선업자와 현지 업주에게 뜯기고 거의 맨몸 내지 빚만 지고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 중 일부는 일본에서 몰카가 찍혀 심각한 성적 수치심을 경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