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3개월에 걸쳐 경찰청이 성매매 특별단속을 벌였다. 이 기간 성매매 알선과 장소 제공 등 혐의로 약 8000명을 검거하였는데, 검거된 곳은 마사지업소와 휴게텔, 키스방 등 신·변종 업소가 42.9%, 안마업소 16.2%, 오피스텔 등 주택가 성매매 9%, 유흥·단란주점 5.2%, 성매매 집결지 2.9% 순으로 나타났다. 날로 늘어나는 신·변종 성매매에 대해 경찰은 성매매를 알선한 실제 업주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장소를 제공한 건물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별단속이 끝난 지 한 달도 지나기 전에 창원시에서 노래방 도우미 살해사건이 일어났다. 경찰에서 성매매 특별단속을 했다고 큰소리친 것이 무색하게 되었다. 특히 창원시 상남지구는 성매매 전단지가 낙엽처럼 널려 있을 정도로 성매매의 악명이 높은 곳이다. 하지만, 당국은 제대로 단속을 하지 않고 이를 방치함으로써 노래방 도우미의 억울한 죽음까지 부르고야 말았다.

여성단체들은 단란주점과 노래방 등에 불법으로 도우미를 공급하는 이른바 '보도방'이 성매매와 결탁돼 심각한 사회문제를 낳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스물여덟의 나이로 숨진 노래방 도우미는 고아로 4살 때 입양되었다가 1998년부터 가출 청소년 보호기관인 '해바라기 쉼자리'와 '로뎀의 집'에서 상담 지원을 받아왔다고 한다. 성인이 되고부터 혼자서 자립하려고 노력하였지만 생활기반이 취약해 다시 유흥업소 일을 하며 어렵게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만연한 성착취 산업에 꽃다운 청춘이 희생된 것이다.

우리 사회는 오랜 남성 중심의 성문화와 잘못된 접대문화로 인해 성매매를 필요악으로 인식해온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성매매는 한 인간의 존엄성을 완전히 짓밟는 범죄행위로 보아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식품위생법 시행령에는 유흥업소에 '유흥을 돋우는 부녀자를 둘 수도 있다'는 규정을 버젓이 두고 있다. 이는 법 조항에서부터 성매매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소년과 가정주부들이 쉽게 빠져들어 청소년 탈선과 범죄의 온상이 되는 보도방 근절 및 성매매를 유도하고 알선하는 관련 법 조항 개정이 반드시 이루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