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엔 언론계 굵직한 사건들이 많네요. 1일 언론사마다 일제히 보도한 나꼼수의 '수영복 사진' 발언 논란부터 방통대군 최시중의 사퇴, MBC기자들의 전면 제작거부, 부산일보 노조의 새 사장 출근저지, 해직 언론인들이 만든 '뉴스타파' 인기 등 다루고 싶은 소식이 즐비합니다. 그렇지만, 두 가지만 콕 짚겠습니다. '나꼼수'와 'MBC 파행'입니다.

지난달 21일 팟캐스트에 올린 '나는꼼수다-봉주 3회'를 들으신 분들은 기억할 것입니다. 김용민 시사평론가가 '봉주뉴스'에서 한 말입니다. "정봉주 전 의원께서 독수공방을 이기지 못하시고 부끄럽게도 성욕감퇴제를 복용하고 있으니 마음 놓고 수영복 사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나꼼수에서 '수영복 사진' 독려로 논란이 되면서 관심을 끈 사진.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

원래 비속어를 섞어가며 '가카'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팟캐스트여서 어느 정도의 수위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듯했는데 여기서 암초를 만난 것 같습니다. '봉주3회' 이후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www.freebongju.net)' 홈피에 수영복 차림의 인증샷이 올랐습니다.

인증샷을 올린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언론이나 비평가들도 그것을 문제 삼지는 않습니다. 다만 나꼼수 패널들이 성을 화제로 삼은 부분에 대해 신랄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경향신문>은 1일 자 신문에서 여러 교수와 문화비평가들의 말을 빌려 "나꼼수 '비키니 시위'에 대한 성인식이 문제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영화 <스파이더맨> 대사를 옮겨 충고를 한마디 합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또 <미디어오늘> 역시 이와 관련해 비슷한 비판적 기사를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경향신문>이나 <미디어오늘>과는 달리 <조선일보>는 이 사안을 두고 여성단체를 비판했습니다. 1일 자에 '비키니 시위엔 침묵…두얼굴의 여성단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기사입니다. "2010년 7월 강용석 당시 한나라당 의원의 성희롱 발언이 문제가 된 때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당시에는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등 30여 곳에서 강 의원의 제명이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다들 나꼼수의 문제를 얘기하는데…, 맺힌 게 많은 걸까요?

어쨌든 이번 '수영복 사진' 발언으로 나꼼수는 이중 고초를 겪게 되었습니다. 가뜩이나 나꼼수 서버 관리업체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문제로 예민해 있는 터에 말입니다. 이번 홍역으로 현재 나꼼수 3인방의 수다 수위가 얼마나 조정될지 궁금해집니다.

○…MBC뉴스를 본 분들이라면 모르시는 분이 없을 거로 생각합니다만 MBC 문제가 여간 심각한 상태가 아닌 모양입니다. 그동안 기자회 차원에서 공정보도를 요구하며 시위를 해오다 지난달 30일 노조에서도 파업출정식을 열고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내걸고 총파업 투쟁에 들어갔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이젠 뉴스뿐만 아니라 예능프로그램도 줄줄이 방송중단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시청자 일부는 냉랭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답니다. 그러나 MBC 기자회와 노조의 이번 행동을 '언론 독립을 위한 싸움'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언론시민단체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도 나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독립언론을 쟁취하라"며 응원을 하고 있네요.

지난 30일 언론노조 정영하 MBC본부지부장이 한 말입니다. "공영방송 MBC가 정권의 방송이 됐다는 말은 입사 18년 만에 처음 들었다. 심지어 MBC는 'MB'씨의 MBC가 됐다. 김재철이 나가지 않는 한 이 멍에와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이에 대해 김재철 사장은 담화문을 내고 '불법 파업'으로 규정, 엄중 책임을 묻겠다고 대응했습니다. 최시중 '방통대군'의 몰락과 함께 쇠퇴해가는 MB정권의 언론장악력이 얼마나 더 버틸지 이 역시 관심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