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 | 황원영 기자] 스마트폰의 채팅,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이 성매매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채팅 앱과 소개팅 앱 등을 통해 교류의 장이 넓어진 만큼 그 만남이 성매매, 외도 등 불건전한 자리로 이어지는 경우가 넘쳐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스마트폰 채팅 앱을 이용해 잠자리를 가진 뒤 후기 글을 남기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스마트폰이 PC를 대처하면서 PC로 즐기던 채팅 기능 역시 스마트폰으로 넘어왔다. 스카이러브, 버디버디 등 1990년대를 주름잡았던 채팅 사이트들은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소셜 데이팅 앱에 그 자리를 내주었다.

인터넷 채팅과는 달리 스마트폰 채팅 앱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데다 이름을 밝히지 않고 쉽게 낯선 사람과 채팅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 때문에 채팅 앱을 통한 불건전한 만남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만 갖고 있다면 누구든지 익명으로 접속할 수 있어 범죄를 저질러도 적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위치정보 서비스까지 이용할 경우 사용자의 주변에 있는 상대와 쉽게 대화할 수 있어 성매매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높은 상태다. 지난해 11월 스마트폰 채팅 앱에서 알게 된 여중생을 만나 성폭행한 20대가 경찰에 검거됐고, 같은 해 5월에는 또 다른 위치기반 채팅 앱을 통해 만나게 된 1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성관계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30대가 붙잡히기도 했다.

몇몇 앱은 성범죄 도구로 전락하기도 했다. 실제 일부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보니 다짜고짜 '어디냐 만나자'는 말부터 '사진을 보내라', '일단 술 한잔하자'는 등 노골적인 대화가 이뤄지고 있었다. 신체사이즈를 물어보거나 번호, 카카오톡 아이디를 알려달라는 것은 일반적이었다. 만남에 성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바로 대화방을 나가버리는 사람이 대다수였으나 만남을 목적에 두고 집요하게 요구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화를 시작하자마자 '고등학생 선호 톡 아이디 공개' 혹은 '20대 여자만' 등 조건만남이나 성관계 파트너를 요구하는 대화나 쪽지를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번이 넘는 시도를 해봤으나 단 1차례를 제외하곤 건전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없었다. 일부는 노골적인 사진을 먼저 보내오기도 했다.

앱은 미성년자 성매매에도 빈번하게 이용되고 있다. 한 채팅 앱을 실행해 10대 여자로 설정하자 '가출청소년이면 재워주겠다', '조건 만남 가능?' 등 성매매를 암시하는 쪽지가 물밀 듯이 쏟아졌다. 문제는 위치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앱도 다수 있어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앱스토어에 등록된 채팅 앱은 수십 개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본인 인증 절차나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단순히 '시작하기'를 누르면 채팅을 할 수 있는 앱 혹은 성별과 나이를 입력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앱이 대부분이다. 이들 앱은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인 기능도 하고 있지만, 무작위로 상대를 연결하거나 주변에 가까이 있는 사람을 소개해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적 공간에서 이뤄지는 대화를 적발할 수는 없다"며 "성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앱은 성인인증이나 본인인증을 거치도록 하는 등 별도의 제재 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앱을 제작하고 배포하는 업체도 자체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서울스포츠 닷컴

보도일자 : 2013.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