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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1촌이 농촌 행복 키운다>
성매수 피해여성, 봉사자와 딸기 따고 떡 빚고… 마음을 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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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팜스데이 마을’ 현장을 가다 - ⑥ 경남 창원시 빗돌배기마을 |
“오마야∼엄청 다네. 신기하다, 신기해.”
지난 1월 31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모산리 빗돌배기마을의 수경 재배로 딸기를 키우는 비닐하우스 안에는 특별한 손님들의 탄성이 문틈을 비집고 새어 나왔다.
20∼60대 여성들이 어울려 딸기를 따며 까르르 웃음 짓기도 하고, 소녀처럼 탐스러운 딸기에 감탄하기도 했다. 손에 든 상자는 벌써 한 가득 딸기로 채워졌다.
“난 밭에 들어가 딸기 따는 줄 알고 헌 신발 신고 왔는데…” 라는 등 빨간 딸기를 한입 베어 물고는 저마다 한마디씩이다.
이 비닐하우스는 어린이 키 높이 정도에다 딸기를 키워 어른이나 학생들이나 모두 편하게 딸기 따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 놔 신발에 흙 묻을 일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이날 창원시 마산 일대 성매수 피해 여성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 봉사자들 10여 명이 마을을 찾아 체험활동을 즐겼다. 이날 마을 체험활동을 통해 이들은 서로 친언니나 친동생, 때로는 이모와 조카처럼 스스럼없이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이어 갔다.
점심 식사 이후 마을 황토방에 둘러앉은 성매수 피해 여성 정모(56) 씨는 “이난주 선생님 나이가 서른한 살이란다. 난 처음 알았데이. 시집 보내야 하는 거 아니가”라며 조카 챙기듯 말하자, 센터 직원인 이난주 씨가 “아이고야. 내도 나이가 그리 됐네예”라며 웃었다. 이 씨는 “피해 여성들과 꾸준히 관계를 이어 오며 지원활동을 하고 있는데, 팜스테이 마을에 찾아와 자연과 어우러지니 더 쉽게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리를 옮겨 마을 내 체험장에서 삼색떡 체험에 나섰다. 박영아(여·40) 강사가 “하얀색, 분홍색, 노란색 떡을 조금씩 떼어내 가래떡처럼 밀어주세요”라며 떡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자,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 손에서 먹음직스러운 떡이 속속 만들어졌다. 종이컵과 종이끈으로 바구니를 만드는 지끈 공예 체험을 통해 알록달록한 바구니를 만들 때는 초등학교 미술 시간처럼 시끌벅적했다.
빗돌배기마을이 팜스테이 마을로 선정된 것은 2007년이다. 이 마을은 1월 17일 도농교류 농촌사랑 대상 체험마을 활성화 부문에서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팜스테이 마을 가운데 전국에서도 유명한 마을로 자리 잡았다. 2010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아태총회 방문자들을 위한 농촌체험 현장투어 마을로 선정돼 해외 42개국 대표들이 마을을 찾기도 했고, 2011년 농협 팜스테이 마을 대상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농어촌마을 대상 시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마을의 주요 특산품은 감이다. 이 마을 감은 농촌진흥청 탑프루트 프로젝트를 통해 당도와 과육질에서 고품질 감으로 정평 나 있다. 이 마을에서 감 농사를 짓기 시작한 지는 100년 가까이 된다고 했다. 감나무는 예로부터 ‘문무충효절’의 5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감나무 잎이 글을 쓰는 종이가 된다고 해 문(文)이 있고, 나무는 화살촉으로 쓰여 무(武)가 있고, 과일의 겉과 속이 같다 해 충(忠)이 있고, 치아가 없는 노인도 즐길 수 있어 효(孝)가 있고,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까지 나뭇가지에 달려 있어 절(節)이 있다고 한단다.
마을 체험장 벽면에는 시 한 편이 적혀 있다. ‘(앞부분 생략) 보라/ 가을 머리에 인 밝은 열매들/ 늙은 몸뚱이로 어찌 그리 예쁜 열매를 매다는지/ 그뿐/ 눈바람 치면 다시 알몸으로/ 죽어버린 듯 묵묵부답 동안거에 드는’. 시인 함민복의 시 ‘감나무’다. 도시생활로 얻은 스트레스와 마음의 짐이 있을 때 이 마을 감나무를 바라본다면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동안거를 끝내고 다시 예쁜 열매를 맺을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아름다운 팜스테이 마을이었다.
창원 = 장석범 기자
출처 :문화일보
보도일자 :2013.0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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