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 예산부족 번번히 발목

음성  변질된 ‘붉은 빛’ 여전

전주 노송동  대전 유천동 폐쇄 시도, 정부 지원 못받아 실패

마산 서성동 집결지 불꺼지려면

(상) 실패에서 배우자

(중) 행정 의지 강해야

(하) 소통만이 해결책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속칭 ‘신포동 꽃동네’)가 다시 갈림길에 섰다. 이곳은 존폐 위기에 놓인 적이 있다. 지나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후 서성동 풍경이 달라지는 듯했다. 골목을 따라 ‘여인숙’간판이 달렸고, 행인의 발길도 뚝 끊겼다. 성매매 종사자도 절반 이상 떠났다는 얘기가 돌았다.

하지만, 집결지의 밤은 예전만큼 활기(?)는 없었지만 여전히 밝았다. 대신 음성적  변종 성매매가 늘어 인근에는 유흥  숙박업소에서 이뤄지는 ‘산업형 성매매’ 집결지인 상남동(성산구)이 나타났다. 서성동 집결지가 수그러든 원인이다. 법과 공권력이 완전히 못 끈 ‘붉은 빛’을 이번에는 지방자치단체가 끄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정치권과 여성단체도 힘을 보탰다. 성매매 집결지 재정비를 해내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 성공 사례 ‘전무’ = 그간 지자체에서 성매매 집결지 폐쇄 계획을 꺼내 든 예는 많았다. 하지만, 성공 사례는 찾기 어렵다. 창원시는 지난 달 서성동 집결지 개발 기본구상 수립을 위한 용역에 들어갔다. 목표와 방향을 정하는 단계로 앞으로 추진력이 중요하다. 선례를 바탕으로 창원시는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전북 전주시는 2009년 노송동 집결지인 ‘선미촌’ 폐쇄 계획을 세운다. 이곳 건물을 사들여 공원이나 주차장 등으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1960년대부터 시청 뒤에 형성된 선미촌은 1만 2000여㎡ 터에 업소 40여 곳이 있었다.

지금은 어떨까. 30곳이 여전히 불을 밝히고, 80여 명이 일한다. 문제는 예산이었다. 건물 사는 데만 300억 원이 들어 정부 예산을 청했지만, 거절 당했다. 성매매 집결지가 전주시 말고도 전국에 많다는 이유에서다.

또, 이곳 일대서 진행되는 도시 재생사업에 포함하려 했으나 여태 못 건드렸다. 건물을 사서 여성단체가 입주하거나 문화시설로 조성해 슬럼 현상을 극복하려는 구상은 펴지도 못했다.

전주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문화시설로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다. 업소도 자연스레 문 닫도록 유도하려 했는데, 예산 부분이 어려웠다”며 “모두 사유지여서 많은 예산이 들 수밖에 없고, 국비는 전주에만 할 수 없다고 지원을 못 받았다”고 전했다. 50여 년간 유지된 인천 숭의동 속칭 ‘옐로 하우스(Yellow house)' 일대 3만 3850㎡에는 2010년 29층 고층 아파트 건립 계획에 있었다. 하지만, 아직 폐쇄가 안 된 채 보상 문제로 2006년 설립된 재개발 조합과 건설업체의 줄다리기만 계속되고 있다. 인천시 여성정책과에 다르면 지난해 말 기준 23곳에 여성 종사자 110명이 있다.

대전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는 인권 문제로 2008년 철퇴를 맞았으나 수년째 방치돼 있다. 문 닫은 가게가 많아 우범지대로 변했고, 성매매가 다시 고개를 든다는 우려도 불거졌다.

◇ 대화 창구필요 = 현재 폐쇄를 추진중인 강원 춘천시 사례는 본보기가 될지 주목된다. 옛 미군기지인 캠프페이지 개발 계획으로 춘천역 인근 근화동 ‘난초촌’ 철거가 지난해 말부터 진행됐다. 캠프페이지에 195만㎡ 규모의 시민공원이 들어서 여기를 둘러싼 3.8㎞ 담장을 허무는데, 난초촌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3404㎡ 업소 17곳 여성 종사자 46명 안팎으로 규모는 작은 편이다. 역 근처로 내달까지 주차장이 조성될 계획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보상과 건물 매입 등에 60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주거 환경이 열악해 평가액이 낮고, 규모가 작아 손쉬웠다.” 고 설명했다. 그간 건물주, 업주, 종사자와 수차례 간담회를 진행했고, 주민 대책위원회와 협의 중이다. 아예 컨테이너 임시 상담소도 차렸다. (사)강원여성인권지원공동체 춘천 길잡이의 집 상담사와 성매매 피해 여성의 대화 창구다.

지난달 치열한 논의 끝에 ‘춘천시 성매매 종사자 자활 지원 지원 운영 조레’도 11대 9로 의회를 통과했다. 자활을 위한 직업교육과 특별생계비 지급 등이 내용이다. 이처럼 춘천에서 집결지 폐쇄가 가능한 이유는 군부대가 빠져나가면서 성매수 남성이 줄어든 탓도 있다.

창원시 용역 결과는 오는 6월 나올 예정이다. 이때 예산 규모도 윤곽이 나타난다. 업소 38곳에 130여 명이 일하는 서성동 집결지 면적은 3000㎡, 근처 주택가를 합하면 2만 3000㎡. 국토해양부 지원을 받는 도시 재생사업도 검토된다.

출처 : 경남도민일보

보도일자 : 2013.3.7.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