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세종시 개발 바람’ 타고 용전·월평동까지 업소 확산

정부부처 이전·인구유입·부동산 호황으로 상징되는 세종시 개발 바람이 인접한 대전시내 성매매업소 ‘활황’이라는 부작용을 만들어 냈다. 유성관광특구에는 200여개 업소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고 동구 용전동, 서구 월평동까지 성매매업소가 확산되고 있다. 경찰과 자치단체가 성매매 업소 단속 등을 통해 대전 중구 유천동 대덕구 중리동의 성매매업소 밀집지를 해체시킨 성과가 무색해졌다.

사단법인 여성인권티움 부설 여성인권지원상담소 ‘느티나무’는 ‘대전지역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유성구 봉명동 유성관광호텔 뒤편을 중심으로 성매매를 목적으로 영업하는 업소들이 몰려 하나의 거대한 ‘유흥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을 포함한 유성관광특구 일대의 유흥·단란주점 수는 무려 195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전지역 전체 유흥·단란주점(753개)의 25.9%에 해당하는 것이다. 또 대형안마시술소도 12개나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소 중 상당수는 성매매영업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광고를 하는 등 불법영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느티나무 측은 설명했다. 느티나무의 손정아 소장은 “세종시 조성 이후 인구 유입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유성온천 일대의 대규모 성매매업소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유성온천 일대는 ‘성매매특구’라고 불릴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시외·고속버스터미널과 홈플러스·이마트 등의 대형매장이 있어 학생을 포함한 유동인구가 많은 동구 용전동 일대의 성매매업도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흥·단란주점과 안마시술소, 숙박업소 등이 밀집돼 있는 서구 월평동 이마트 뒤편도 비슷한 상황이다.

느티나무의 조사결과 이들 지역의 대로변에 있는 업소 중 상당수는 건물외벽에 선정적인 사진과 간판을 붙이거나 노골적인 호객행위를 일삼으며 영업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65개 업소에서 300여명의 성매매 여성이 일을 하면서 전국 3대 성매매업소 집결지로 꼽히던 중구 유천동 일대의 경우 2008년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며 사실상 해체됐지만 최근 일부 업소들이 다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느티나무의 조사결과 2011년부터 일부 유흥주점들이 영업을 재개하기 시작한 이후 현재 15개 안팎의 업소가 성매매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2006년 113개의 맥주·양주집 형태 성매매업소에서 250여명의 성매매 여성이 일하던 대덕구 중리동 카페촌의 경우 대덕구청이 추진한 ‘중리행복길사업’으로 사실상 와해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아직도 10여개 업소만 영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느티나무의 최명순씨는 “성매매 여성들의 상담건수가 2008년 847건에서 2012년 1891건으로 무려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성매매와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인권침해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지역주민과 지자체, 경찰, 시민단체 등이 협의체를 조직해 일상적 환경에서의 성산업을 퇴출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경향신문

보도일자 : 2013.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