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성매매 집결지 재정비 행정 협력 나서라

경남도와 창원시가 '성매매 집결지 재정비' 문제를 정치적 이용만 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와서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그간 지자체에서 성매매 집결지 폐쇄 계획을 꺼내 든 예는 많았다. 하지만 성공 사례는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임에도 지난 2월 마산을 방문한 홍준표 도지사가 서성동 집결지 폐쇄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연이어 창원시도 서성동 집결지 재정비를 위한 용역에 착수한다고 밝힌 것이다. 하지만 경남도와 창원시는 서성동 집결지 재정비를 위한 후속 정책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서성동 집결지 재정비를 위한 용역에 착수한 창원시는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고, 경남도는 용역결과를 몰라 대책 마련을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문제에 관여해온 이들은 자기들이 다 하겠다고 발표만 해놓고 진척되는 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이러는 사이 정작 집결지 내에 거주하는 여성들은 더욱 깊은 음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집결지 폐쇄 소식에 긴장한 업주들이 여성인권 단체의 일상적인 상담 활동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등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은 주민대로 대체 언제 재정비 사업이 시작되는 것이냐며 애를 태우고 있다. 경남도는 창원시 책임을 거론하며 용역 결과에 바탕을 둔 창원시의 결정에 따라 방향을 세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성동 집결지 재정비를 위한 용역에 착수한 창원시는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내부에서는 주관 부서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서성동 집결지 재정비 용역 보고서가 시청 내에서만 이리저리 떠넘겨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이런 일을 성공시키려면 정치적 선언보다 여성 종사자, 업주, 상인과 주민 의견을 꼼꼼히 살피는 과정이 중요하다. 재정비가 추진되면 시와 도의 여성단체 협력은 물론 세세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그동안 전주, 인천, 대전 등에서도 보상 문제와 예산확보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폐쇄를 추진 중인 강원 춘천시가 조례를 제정하는 등의 사례가 참고할 정도이다. 이렇게 어려운 과제를 행정 간의 긴밀한 협력이 되지 않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사업이 지체되는 것에 대해 지역주민은 의아해하고 있다. 과거 다른 시도에서 의지표명만 하고 사업이 지체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루빨리 용역결과를 공유하여 행정 간의 협력 하에 재정비사업이 진척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