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 찾는데 낯뜨거운 장면이…" 성매매 권하는 사회

(상보)서울시 불법 性산업 인식조사 결과

#30대 회사원 이 씨는 최근 아이들과 컴퓨터를 하다 깜짝 놀라 전원을 껐다. 아이들과 뽀로로를 보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다 갑자기 성매매 광고 팝업창이 튀어나온 것. 이 씨는 안 그래도 최근 인터넷을 하다 낯 뜨거운 장면들이 정말 많이 나오는데 사실 어떻게 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만약 아이들이 나중에 혼자 컴퓨터를 하고 있을 때 이런 광고에 쉽게 노출될까봐 걱정이 많이 된다"고 우려했다.

#20대 대학생 김 씨는 최근 심심하던 차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채팅을 하고 있었다. 채팅 도중 불쑥 모르는 남자로부터 메시지가 떴다. 금액과 구체적인 장소 등을 담아 조건만남을 하겠냐는 질문이었다. 김 씨는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기분이 불쾌한 마음이 들어 바로 그 앱을 지웠다. 그는 "무심코 받은 앱 내에 글을 작성할 수 있는 게시판이 있어 청소년이 성매매 알선이나 조건만남 광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동생을 걱정했다.

이처럼 서울시민 2명 중 1명은 매일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인터넷 등을 통해 성매매 알선 광고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서울시가 발표한 '불법 성 산업 인식조사'를 보면 올 3∼4월 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이메일로 생활 속 불법 성 산업 실태 정도를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47.7%가 거의 매일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인터넷, 스마트폰을 통해 성매매 알선 광고를 접했다고 답했다. 일주일에 2~3회 접한다고 답한 이들 역시 31.5%로 조사됐다.

관련 정보를 접했을 때 받은 느낌으로는 60.7%가 선정적 내용 때문에 불쾌하다고 답했고 22%는 청소년이나 자녀에게 노출되는 것을 우려했다.

불법 퇴폐 유흥업소와 생활공간의 거리를 묻는 질문에는 거주지에서 걸어서 30분 이내면 갈 수 있다는 답이 32.9였다, 특히 인근 초중고등학교에서 도보로 30분 이내라고 답한 응답자도 30.8%나 돼 생활공간 속 깊숙이 불법 유흥업소가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의 많은 유흥업소 때문에 응답자 60.7%는 귀가 때 먼 길로 돌아가고 46.3%는 이사까지 생각했다고 답했다.
길거리에서 선정성 불법 전단지를 본 사람도 응답자의 44.9%에 달했다. 보게 되는 경로는 길바닥(61.2%), 자동차·건물 부착 스티커(25.1%) 등이었다. 불법 전단을 접하는 시간대는 오후 6시부터 9시까지가 33%로 가장 많아 청소년들에게까지 무분별하게 노출될 우려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서울시민들은 선정성 불법 전단지나 인터넷 성매매 광고에 대한 대응은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팸차단 정도의 소극적 수준의 대응을 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58.9%에 달했고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답변도 38%나 됐다.

서울시는 이 같은 온라인 성매매 알선 광고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오는 13일 낮 홍대역과 합정역 일대에서 '성매매 없는 인터넷, 함께 지켜요'라는 주제로 거리캠페인을 진행한다.

조현옥 여성가족정책실장은 "불법 성 산업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강력한 단속, 처벌과 함께 시민의 감시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머니투데이뉴스

보도일자 : 2013.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