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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8 09: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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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영장 없이 성매매 업소 강제 진입 “위법”

압수·수색영장 없이 성매매 업소에 강제로 들어가 업주 등을 입건한 경찰의 수사 방식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제주지방법원 형사4단독 한정석 부장판사는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혐의(성매매처벌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하모씨(47·여)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벌금 2000만원과 사회봉사 240시간 등을 명했다.

하씨는 2015년 1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제주시내 한 건물 지하 1층에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면서 손님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하씨는 2017년 9월 1일 경찰의 단속에 적발돼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경찰은 하씨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경찰관을 손님으로 위장해 성매매 알선을 요구하는 등 함정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하씨가 성매매 알선을 거부하자 압수·수색영장 없이 업소 내부로 강제 진입해 범죄 관련 자료들을 확보한 후 하씨를 입건했다.

재판과정에서 하씨는 경찰의 수사 방식이 위법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경찰은 하씨가 손님을 가장한 경찰관으로부터 성매매 알선을 제안 받고 이를 분명히 거절했음에도 압수·수색영장 없이 업소의 잠긴 문을 강제로 열고 침입해 강제 수사했다”며 “이후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지도 않았으므로 이는 영장주의에 위반한 강제수사로서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성매매 업소의 손님들과 성매매 여성들이 작성한 진술서, 현장사진,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 등은 영장주의에 위반한 강제수사에 기인해 수집된 2차적 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2017년 9월 1일 강제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단 하씨가 업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2015년 11월부터 2017년 6월까지의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하씨에게 사업장 명의를 빌려준 후 경찰과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본인이 직접 업소를 운영했다고 거짓 진술해 하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기소된 박모씨(46·여)에 대해서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하씨가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는 것을 알면서도 사업장을 빌려준 혐의(성매매처벌법 위반)로 기소된 건물주 김씨(48)에 대해서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보도일자 : 2019.02.17
출처 : 제주일보